2009년 03월 20일
0.
어떻게든 말로 풀어내야 될 것 같은데
막상 쓰면 아 이건 아니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지우고 또 지우고 또또또 지우고
야 이건 왜 그르냐
하고 문예창작과에 재학중인 친구한테
절박한 어조로 물었더니
친구는
그게 왜 그런줄 아나
어?
왜 그런줄 아냐고
독서부족이다 시발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는 쿨한 답변을 남겨줬다
부정하고 싶었지만
삼미리 남아있는 양심이
내 발목을 잡아챘고
그 뒤로 내 가방속에는
늘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이 자리하게 됐다
근데
자리만 한다 또
읽을 생각은 없나보다
1.
한국외국어대학교 신 학생회관에서는
국제전화가 공짜다
그 말을 듣고
어? 하면서
전화기로 달려가니까
왜, 너 누구 전화할 사람 있냐?
설마 옛날 애인?
하는데
네, 라고 대답하고 싶어서 목구멍이 간질간질했다.
옛날 애인,
옛날 애인,
옛날 애인.
니가 그런 단어로
내게도 와 닿는다니
생경하긴 한데
생각해보면
다른 단어로 표현할 방법은
또, 없긴 하다.
쨌든
얼른 돌아와 줘
정말이지 제발
술먹으면 전화하고 싶고
전화하면 보고 싶고
보면 위로받고 싶었던 너
돌아와 줘 제발
2.
이 죽일놈의 컴플렉스
난 예쁘다
괜찮을꺼야.
3.
사실 이글루는
귀찮아서 못할꺼라고 생각했다
또 못하기도 할꺼고
그래도 손으로 쓰는 일기보다는
더 나은 것 같아
근데 지큐다이어리를
빼곡하게 채우고 싶은 이건
그냥 욕심일까
욕심이고
탐욕이고
나발이고
4.
그런 사람은 싫어.
라고 딱 잘라 말하는 니네들이
그리고 나를 너무나도 좋아하는 니네들이
내가 지향하는 건 그런 사람의 삶이지만
환경적 조건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조금은 궁금해졌다.
내가 그렇게 변한다면
너희는 나를 포기할 것인가,
좋고 싫음의 기준을 포기할 것인가.
그런 일이 생기지는 않을테니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
5.
오늘의 일기에는
너에게 편지를 써야지
6.
이랬든 저랬든
난 좋다
귀엽거든
근데 왜 자꾸 욕을 하냐
귀엽기만 하더만
그러면서도 이상하게 보일까봐 같이 까대고
남이 까대는 소리 들으면 눈살만 찌푸리는
내가 병신이지 그래.
# by 무병장수 | 2009/03/20 00:40 | 트랙백 | 덧글(0)